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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네트워크 사용 페북·구글
이용료 안내겠다 주장해 논란
네이버·카카오는 수백억 지불

유한회사로 매출도 공개 안돼
막대한 수익 올려도 세금 안내

국내 인터넷 업계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구글 등 외국계 플랫폼 기업들이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불공정한 경쟁을 벌이며 국내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나와 정부가 이 같은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 ‘공정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에도 부합한다는 지적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시장은 이동통신사 등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구축한 네트워크 위에서 외국계 플랫폼 기업들이 유유자적 돈을 벌어가는 구조다. 최근에는 글로벌 SNS 업체 페이스북이 네트워크 사업자 SK브로드밴드와 협상에서 네트워크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고 주장, 논란이 일었다. 페이스북과 같이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도 네트워크 이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문제는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국내 업체들은 연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까지 네트워크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해당 논란을 두고 “역차별을 그만해야 한다”는 강력 주장한 이유다. 한 대표는 “이 경우(역차별 상황)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금 문제도 기울어진 운동장의 사례로 꼽힌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경우 서버가 국내에 있어야 과세가 가능한 데다 외국계 플랫폼 기업들은 유한회사로 매출도 공개되지 않는다. 외국계 플랫폼 기업들은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합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규모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세금 안 낸 것을 다시 기술 혁신에 쓰면 불공정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셧다운제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셧다운제는 자정 이후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규제로 국내 PC 온라인 게임에만 적용된다. 국내 서비스를 하더라도 외국에 서버를 둔 게임은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규제 형평성을 구현하기 위해서 규제를 만들 때부터 외국 기업에 대해서도 규제 집행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고 집행이 곤란한 경우에는 국내 기업에도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