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감면·부동산시장 안정 등
범정부 차원 해법 모색 가능성

문재인 정부가 올 들어 1360조 원(3월 말 기준)에 달하며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가계부채 대책 강구를 지시한 이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 대상에 가계부채 통계를 내는 한국은행이 추가되는 등 새 정부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0일 한은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근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새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 다음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논의하자”고 할 정도로 정권 초기 이 문제가 화두로 부상했다.

이와 관련, 한은이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에 오는 6월 1일 업무보고를 하기로 결정됐다. 한은은 최근 가계부채 현황 및 평가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현재 가계신용은 지난해 말보다 17조1000억 원 증가한 1359조7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꺾였다고 확언하기에는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소득 증가율 이내로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장기적으로는 소득 기반을 확충해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언급처럼 새 정부의 경제 운용 철학인 ‘소득 주도 성장론’에 기반을 둔 한계차주(限界借主·빌린 돈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에 대한 채무 감면 등 복지 차원 접근, 부동산시장 안정 등 여러 정부 부처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성격의 가계부채 해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자들이 갚을 수 있는 능력 범위 내에서 빚을 낼 수 있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가 금융위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이 문제는 금융만으로 풀 수 없다”며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협의체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