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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유럽 등 전세계적 인기
TV 출연 자제·SNS에 집중
동영상 클립 제공, 1대1 소통

“방탄소년단(사진)이 왜 인기가 있는 거야?”

5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언론사에서 가요 담당 기자를 하고 있는 후배에게 이렇게 물었다. 10대 딸 두 명을 둔 그는 식사 자리에서 “BTS가 뭐야?”라고 했다고 딸들의 핀잔을 받았다고 했다. 늦은 나이에 얻은 두 딸과 소통하기 위해 빅뱅, 엑소, B1A4 등을 부지런히 섭렵했지만 BTS, 즉 방탄소년단은 왜 인기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는 적잖은 아빠들의 고민이다. 그들이 7인조라는 것을 아는 중장년층도 드물고, 대표곡도 모르며 멤버 이름은 외워도 실물과 연결짓지 못한다. “정말 걔네가 인기 있어”라고 묻는 이유다. 하지만 그들의 인기는 현실이다. 최근 열린 ‘2017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도 받았다. 1억 명에 육박하는 SNS 팔로어를 확보한 팝가수 저스틴 비버가 6년 연속 독식한 부문을 방탄소년단이 뺏었다. 이건 팝계의 ‘사건’이었다. 미국 CNN와 영국 BBC는 “BTS가 저스틴 비버를 꺾었다”고 대서특필했고, 콧대 높은 미국 대중문화지(誌) 롤링스톤은 ‘BTS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북미와 남미, 유럽까지 들끓게 한 방탄소년단의 현재 인기는 2012년의 싸이에 버금간다.

그렇다면 한국의 중장년층은 왜 그들을 잘 모를까? 활동무대가 바뀐 탓이다. 기존 아이돌 그룹은 데뷔 후 TV와 라디오 등에 노출되며 대중과 호흡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TV 출연을 최대한 자제하고 SNS에 집중한다. 수시로 팬들을 위한 짧은 동영상 클립을 공급하며‘1대1 소통’을 강조한다. 여전히 스마트폰을 주로 전화와 검색 용도로 쓰고, TV로 세상을 배우는 중장년층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다.

이는 팬들에게 ‘우리 오빠’라는 개념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타깃층(전세계 10∼20대)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랩몬스터는 29일 열린 빌보드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강조해온 SNS 상에서의 꾸준함, 음악과 암호로 소통하면서 팬덤이 확산됐고 그 영향력으로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