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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물 확보’ 전쟁

5월 25일 현재 전국 평균 강수량이 161.1㎜로 예년(287.3㎜)의 57%에 불과하고 광역자치단체 저수율이 평균 59.5%로 평년 평균 72.2%보다 대폭 낮아지는 등 봄 가뭄이 전국으로 확산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추진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일부 도서 지역에선 식수 비상공급이 시작됐다.

29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보령댐 저수율이 현재 10.3%에 불과해 6월 1일부터 공급량 일부를 대청댐과 용담댐 등 인근 댐에서 대체 공급할 계획이다. 또 농업용수 지원을 위해 이날 특별교부세 70억 원을 자치단체에 긴급 지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이 72%로 예년 평균(81%)보다 낮은 데다 모내기 등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계속 낮아지자 농업용수 부족이 심각한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부지역에 간이양수시설 설치와 용수원 개발, 양수 장비(양수기·송수호스) 보급 등 영농급수 대책비로 40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

가뭄 피해가 가장 심각한 충남도는 물 부족 예상지역 추가 대책을 위한 특별교부세 지원 건의와 가뭄 지역 병물 공급 준비 등을 추진 중이다. 또 상습 가뭄 지역 37개 지구에 477억 원을 투입해 용수 개발에 나섰다. 강원도는 이날 현재 올 누적 강수량이 지난 1973년 관측 이래 44년 만에 역대 최저치인 144.4㎜로 같은 기간 평년 누적 강수량인 262.7㎜에 비해 54%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인제군 남면 38대교 인근 소양호 상류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소양강댐 저수율이 41.5%로 지난해 같은 시기 56.5%보다 크게 낮아지자 123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가뭄 지역 관정 개발과 물 부족 저수지 용수 확보 등 긴급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인천시도 48가구 80여 명이 거주하는 옹진군 소연평도를 비롯한 서해5도에 페트병에 담긴 수돗물 36t을 제공하고, 이들 섬 지역 주민들의 빨래는 1주일에 한 번 육지로 가져와 자원봉사자에게 맡기고 있다. 시는 서해5도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21년까지 356억 원을 투입해 해수 담수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경기도는 가뭄이 심각한 안성과 평택, 화성 등 15개 시·군에 관정을 개발하거나 급수차·양수기 등 장비 구입과 임차에 사용할 수 있는 총 96억 원의 가뭄대책비를 지원했다.

인제=고광일 기자 kik@munhwa.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