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20세이상으로 확대
“산부인과 돈벌이에 취지 퇴색”

지난해부터 만30세 이상이던 자궁경부암 무료검진 대상 기준이 만20세 이상으로 확대된 가운데, 일부 산부인과가 무료검진을 받으러 온 여성들에게 “무료검진만으로는 정확한 검진이 불가능하다”며 추가검진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들은 “병원들이 과잉진료로 수익을 내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김모(여·24) 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부터 확대 시행한 자궁경부암 무료검진 대상자에 올해 처음으로 포함됐다. 김 씨가 건보공단의 검진안내 문자를 받고 산부인과에 찾아가자, 병원 직원은 “무료검진만으로는 사실 제대로 검사가 되지 않는다”며 “초음파검진이나 엑스레이(X-Ray)검사도 추가로 하는 게 좋다”고 안내했다. 김 씨는 무료검진만 할 수는 없느냐고 재차 물었으나, 결국 병원 직원에게 설득당해 약 10만 원을 내고 추가검사를 받았다. 그는 “원래는 무료정기검사만 받으려고 했는데, 제대로 검사가 안 된다느니 하니까 불안해서 다른 검사도 받았다”고 분개했다.

홍모(여·24) 씨는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찝찝한 마음이 들어 아예 검사를 미뤘다. “이왕 첫 검진을 받는데, 확실하게 하려면 정기검진 외에 추가 검진까지 하는 게 좋다”는 산부인과 직원 설명에 고민해보겠다고 한 뒤 발걸음을 돌렸다. 홍 씨는 “15분 만에 간단히 무료검진을 마치고 왔다는 사람도 있던데, 이 병원에서는 추가검사까지 해야만 결과를 알 수 있다더라”고 불평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연령별 진료 인원 및 비중’ 통계에 따르면, 20∼30세 자궁경부암 환자는 2010년 3340명에서 2014년 4172명으로 2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지난해부터 무료검진 대상자를 확대, 2년 주기로 만20세 이상 여성들에게 검진표와 안내 문자를 보내 자궁경부암 무료검진을 받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검진을 받는 여성들 사이에선 “일부 검진 기관이 추가검진으로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해 정책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26일 “일부 기관에서 정책 취지와 맞지 않게 추가검진을 요구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