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등 16명 참석
부처 현안 경청하고 협조 당부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국무총리 권한대행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을 구성하기에 앞서 현재 업무를 수행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내각 수장들과 만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현 국무위원들이 공직자로서 충심으로 신임 대통령에게 할 말이 있지 않겠느냐. 국무위원들의 그런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싶다’고 간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간담회의 키워드는 격려와 경청”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새로 후보자를 지명해) 곧 교체될 장관이 경제부총리와 외교부 장관밖에 없고 나머지는 교체가 한 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 몰라 일정 기간 동안 대통령과 계속 국무위원으로 일하게 되는 것 아니겠냐”며 “그런 부분에서 국정운영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격려 말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자리에는 공석인 법무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제외하고 유 부총리,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16명의 국무위원이 참석했다.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장관급 인사인 임종룡 금융위원장,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도 자리를 함께했고,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국무위원과 만나는 자리인 만큼 각 부처의 주요 현안을 듣고 국정 운영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국무회의와 관련해 자유 토론 형식을 취해달라는 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첫 청와대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계급장, 받아쓰기, 사전 결론’이 없는 3무(無) 방식을 강조했고, “국무회의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전파시켜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이번 주 내로 차관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이와 관련한 언질을 주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