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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4대강 연관… 단죄를”
공정률 70%… 주민들도 지지
“중단땐 농민들은 죽으란 소리”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감사를 지시하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부 시민·환경단체들이 가뭄 해소용으로 현재 70% 공사가 진행된 충남 금강 공주보~예산 예당저수지 도수로(총연장 27.5㎞) 건설 사업까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사업은 지난 2015년 극심한 가뭄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가 정부에 건의해 성사된 사업이다. 시민·환경단체의 요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전·충남·세종지역 46개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금강유역환경회의’는 25일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상시 개방 및 재조사 지시에 대한 후속조치를 마련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요구사항 중 하나로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 사업은 충남 서북부권의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공주보에서 금강 물(하루 최대 21만8000t)을 차령산맥 이북인 예당저수지 상류 신양천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예당지 도수로 공사는 가뭄의 시급성과 전혀 상관없이 한국농어촌공사가 밀어붙이고, 충남도가 예산을 따내기 위한 공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또 “가뭄을 빌미로 (4대강 사업) 사후 활용을 빙자해 도수로 사업을 강행, 예산을 낭비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어촌공사, 지자체 등에 대한 엄정한 감사와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이길남 예산군 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4대강 사업과 연관됐다고 도수로까지 못하게 하면 우리 농민들은 죽으란 얘기냐”고 반문했다. 김충국 예산군 전업농협의회장은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무조건 환영하고 완공을 기다리는 사업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충남도와 예산군도 이들 단체의 주장을 일축하는 분위기다. 해외출장 중인 안 지사를 대신한 남궁영 충남 행정부지사는 “보령댐이 말라가는데 그나마 금강 도수로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물은 도민 생존권이 직결된 문제로, 4대강 수질 문제는 그것대로 풀어가야 하지만 금강 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꼭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예당지는 지금 저수율이 34%에 불과하다”며 “예당평야를 끼고 있는 예산·당진 주민까지 환영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예산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