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교사까지 조합원으로 인정한 ‘위법(違法) 규약’ 시정을 끝내 거부함으로써 2013년 법외노조화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문재인 정부 출범을 맞아 전방위로 ‘합법화 생떼’에 나서고 있다. 서울 대학로에서 오는 27일 결의대회를 열어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거듭 요구하기에 앞서 지난 22일 공개한 ‘5~6월 분회 활동 자료집’에선 행동 지침을 구체화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상대의 ‘팩스 투쟁’을 비롯,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전국 시·도교육청,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 앞의 1인 시위 등이다.

전교조는 18일 성명서에선 ‘모두가 침묵할 때 정의롭고 용기 있는 항의가 없었다면 촛불혁명, 조기 대선, 새 정부 수립 또한 불가능했을 것이다. 빚진 과거를 잊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운운했다.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법외노조 통보와 관련 후속 조치가 새 정부 권한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변한 데 이어, 문 대통령으로부터 ‘당선 빚’을 받아내겠다는 속셈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셈이다. 촛불 집회 참여의 불순한 의도를 사실상 자인한 것으로도 비친다.

1심·2심 법원 모두 법외노조 통보의 적법성·타당성을 확인한 전교조의 생떼에 문 정부가 휘둘려선 안 된다.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나라위원회와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신정부의 국정 환경과 국정운영 방향’ 보고서의 ‘10대 촛불 개혁 과제’엔 ‘전교조 합법화 선언’이 들어 있지만, 김수현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이 22일 “현 정부로선 한 번도 논의하거나 구체 협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취지도 달리 있지 않을 것이다. 후보 시절에 “대법원 판단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밝힌 문 대통령이 말을 바꿔야 할 이유도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