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靑 수석보좌관회의서 밝혀
절감분 ‘일자리·소외층’ 지원
내년 예산안땐 31% 줄여 신청
대통령 가족식사 등은 私費로

청와대는 5월 현재까지 사용하지 않은 청와대 특수활동비 127억 원 중 42%(53억 원)를 절감,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소외계층 지원 예산으로 사용하겠다고 25일 이정도 총무비서관이 밝혔다. 청와대는 또 2018년 정부 예산안 편성 때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2017년 예산(161억9900만 원)보다 31% 삭감한 117억1000만 원으로 편성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가족 간 식사 등 사적 지출은 개인 비용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의 특수활동비 절감 방안과 함께 각급 정부기관이 특수활동비 사용 지침을 따를 것을 지시했다. 청와대가 선제적으로 특수활동비 삭감에 나섬에 따라 이른바 ‘눈먼 돈’으로 불리던 정부 부처 및 기관들의 특수활동비 예산이 2018년부터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지난 주 법무부와 검찰의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이날 특수활동비 문제를 다시 언급한 것은 권력기관 개혁 의지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감사원 특수활동비 사용 지침도 앞으로 엄격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감사원은 특수활동비에도 영수증을 첨부하라고 지침을 내리고 있지만 정부기관들은 ‘수사와 정보수집 등에 한해 생략’한다는 예외조항에 따라 특수활동비의 사용내역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지침에 대한 해석도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 후 집무실을 청와대 본관에서 비서동인 여민관으로 옮긴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도 집무실 옆에 있는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통령과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경호실장 등 청와대 4실장과 수석비서관·보좌관·국가안보실 1·2차장 등 총 18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회의는 ‘받아쓰기’ ‘계급장’ ‘사전결론’이 없는 ‘3무 회의’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