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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식품부·aT, 공영 도매시장 유통환경 선진화 추진

도시 소비자 선택 다양화
농어촌 생산 인력 고령화
유통환경 변화 적응 필요

시장 맞춤형 인센티브 제공
이미지 경매 등 ICT 활용해
유통 패러다임 혁신 팔걷어

농수산물 공영도매시장이 1∼2인 가구의 증가, 소비자 선택기준의 다양화, 농가 고령화 등 새로운 소비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 농수산물 유통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도매시장은 거래제도 개선 및 시설 현대화, 농수산물의 안정적 가격 형성에 이바지하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공영도매시장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 등을 살펴본다.

◇ 국내 농산물 유통 중추 =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공영도매시장은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을 근거로 농수산물 거래의 공정성, 투명성 확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설립·운영되고 있다.

aT는 경영실적이 부진한 도매시장의 수탁관리를 통해 도매시장 운영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출하촉진자금을 지원하고 전국 공영도매시장을 평가해 도매시장의 경쟁력 제고 및 확보 업무를 맡고 있다.

우리나라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개설 허가자에 따라 중앙도매시장, 지방도매시장으로 구분되고, 정부 투자 여부에 따라서는 공영도매시장, 일반 법정도매시장, 민영도매시장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생산된 신선 농산물의 69%가 도매시장을 통해 산지에서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형태다.

도매시장은 농산물 유통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도매시장 출하 농산물에 대한 판매대행 서비스를 통해 농산물의 효율적 배분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기능은 농촌의 출하자가 안심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도매시장 내에서 이뤄진 거래는 신속한 대금 정산이 가능해 출하자인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소득을 보전할 수 있다.

실제로 일반 대형유통업체와 거래하는 농민들은 업체와 계약 등에서 불공정거래로 피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기에 도매시장을 통한 거래가 농민들에겐 훨씬 안정적인 셈이다. aT의 도매시장 평가제도와 상장경매, 전자경매 등 거래방식의 다양화 등은 공영도매시장을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는 데 이바지했다.

1985년 서울 가락동도매시장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이 운영 중이다. 농식품부는 공영도매시장의 운영 효율성 확보와 시설 현대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aT 관계자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밝혔듯이 도매시장 내 정가·수의매매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농산물 가격 변동성 완화에 기여하고 도매시장 종합 정보화와 맞춤형 컨설팅 등 출하자와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통환경·소비자 생활 급변 등 극복해야 = 32년이 넘는 동안 도매시장이 국내 농산물의 안정적 유통·공급에 이바지한 바가 크지만 앞으로 닥칠 변화에 대한 숙제도 만만찮다.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도매시장 기능도 달라져야 하는 데다 도매시장 내 복잡한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정부 정책의 효율적인 추진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먼저 도매시장은 산지출하자(농민)와 농산물 소비자 양측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산지출하자를 위한 정책을 강화(출하가격 인상)할 경우 자칫 소비지의 유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을 집행(출하가격 인하)할 경우 산지출하자가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도매시장을 이용하는 일부 산지출하자는 ‘도매시장 수탁거부 금지 조항’을 악용해 유통업체에 납품하지 못하는 하품 농산물 또는 규격화되지 않은 농산물을 출하하기도 한다. 영세 산지를 위한 보호책으로 마련된 제도이지만 본연의 목적에 맞지 않게 현장에서 운영되는 경우도 목격된다.

이 밖에도 도매시장 내 중도매인의 규모화를 통한 경영 활성화 노력 부족, 도매시장법인의 물류 및 유통 효율화 사업 부진, 도매시장 관리사무소(개설자)의 순환보직으로 인한 업무 전문성 결여 등은 도매시장의 선진화를 가로막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매시장이 새로운 유통환경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개설자,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출하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농식품부와 aT는 소비·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목적부터 지원방식까지 도매시장 패러다임을 혁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시장별 맞춤형 발전전략을 인센티브 제공 체계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정책수단의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이미지 경매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정책대안을 마련해 농산물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앞으로 일관성·전문성에 기반을 둔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전문적인 정책 지원기구 설립 등도 검토할 방침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