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체적으로 초점을 바꿀 수 있는 초박막 인공수정체를 개발했다.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는 컴퓨터공학부 김상연 교수팀이 초점 가변형 초박막 인공수정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융합 파이오니아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한 이 연구에는 김 교수 외에 남병욱 코리아텍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 교수, 배진우 UC 버클리대 박사, 신은재·최동수 코리아텍 박사과정이 참여했다.

김 교수팀은 음식물 보관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친환경 물질인 랩에 주목했다. 랩 내에서 분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온도(유리전이온도)를 저하시켜 유연성을 부여하고 전압을 가하면 랩이 변형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변형이 최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초점이 자동으로 변화되는 80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두께의 초박막 인공수정체를 개발했다. 김 교수팀은 분자량과 가소제량을 조절, 기계적 물성 혹은 광학·전기적 특성 조절 가능하다는 점을 밝혀 사람의 눈보다 더 넓은 범위의 초점 가변형 인공수정체로 기능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공동 제1저자인 신은재 씨는 “중력 등 외부환경에서 더 쉽고 경제적으로 광학분야에 이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술은 인공수정체뿐 아니라 렌즈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올 것”이라며 “기존 기술로 구현할 수 없는 초박막형 초점거리 가변렌즈, 홀로그램 등 새로운 연구 분야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소재는 초소형 비행로봇에 장착돼 넓은 재난 현장을 빠짐없이 정찰할 수 있다”며 “내시경 등에 장착하면 통증 없이 기존 내시경으로 보기 힘든 부위까지 몸 안을 더 넓고 정확하게 고화질로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어 전기 전자, 의료, 군사 분야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22일 세계적 과학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천안=김창희 기자 c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