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이낙연 채무 새 의혹 제기도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미비, 청문회 연기에 보이콧 가능성까지. 정권이 교체되고 여야가 바뀌었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제대로 된 일꾼을 뽑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국회 인사청문회 실태는 여전히 과거를 답습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23일 한국당의 자료 제출 요구에 ‘후보자 정보공개 미동의’에서 ‘사생활 침해’로 사유만 바꿔 거듭 불응했다. 이날 새로운 의혹도 제기됐다.

김성원 의원은 “이 후보자의 재산신고 내용에 따르면 2014년 도지사 선거 직후 7240여 만 원이 변제됐지만 다른 가족들의 재산변동내역이 전혀 없어 이 뭉칫돈이 어떻게 변제됐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청문회 준비관계자 해명에 의하면 2011년 초부터 2012년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7000여 만 원을 변제했지만 재산신고를 누락했다고 한다”며 “수천만 원을 변제하면서 후보자 본인이 몰랐다는 것도 납득되지 않지만, 해명이 사실이라면 공직자윤리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의 미온적인 대응에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고의적인 자료 제출 거부로 정상적인 청문회 진행이 불가능해질 수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강효상 의원도 “사상 초유의 청문회 자료 제출 거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수 없을 시에 생기는 모든 책임은 총리 후보자가 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와 구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도 자료 제출 문제로 파행을 거듭했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황 후보자가 요구한 자료의 60% 이상을 제출하지 않아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며 청문회 보이콧을 주장했지만 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국무총리실이 이번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며 황교안 인사청문회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