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모두 18차례 사고… 60명 부상
낡은 장비·무리한 작업 원인
잇단 사고에도 안전관리 소홀

최근 전국 공사현장에서 각종 자재를 들어 올리는 데 쓰이는 대형 크레인이 전도돼 근로자들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나 안전관리 대책 마련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사고는 대부분 크레인 장비가 노후화돼 부품 결함이 있거나 인부들이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각 시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전국 공사현장에서 크레인이 전도돼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는 18차례이며, 인부 32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크게 다쳤다. 대부분 사고가 노후화된 기계 결함이나 작업자와 운전자의 부주의, 무리한 작업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주도로 안전관리를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공사현장에선 작업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22일 남양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크레인 전도로 석모(53) 씨 등 3명이 숨지고 김모(54) 씨 등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 역시 지난 20일 25m 높이 연결부위에서 고정핀 결함을 발견하고도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하다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로 고정핀을 끼운 뒤 작업을 강행하다 연결부위가 부러진 것이다. 남양주경찰서는 타워크레인의 중간 부분이 꺾여 부러지면서 쓰러진 점을 중시, 볼트 등 고정장치에 결함이 있었는지 여부와 운전 및 작업 과실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이다.

지난 1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 충돌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도 운전자 과실로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울산 울주군 에쓰오일 공사현장에서 대형 타워크레인이 조립 도중 넘어져 화재·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크레인 조립에 사용된 부품의 결함이나 작업 실수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북 청주시 공장 이동식 크레인 작업대에서 3명이 보수작업을 하다 사망한 사고도 작업자들이 작업대 고정핀을 누락해 발생했다. 같은 달 전북 군산시 수송동의 신축 공사현장에선 노후한 크레인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앞서 지난해 7월 강원 강릉시 피겨스케이트장 신축공사 현장에서 8t 크레인 지지대가 꺾여 쓰러지면서 2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 인천경인 타워크레인지부 관계자는 “최근 공사장이 늘어나면서 크레인 안전검사와 교육이 소홀하고, 한도 용량을 초과해 작업하면서 과부하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남양주=오명근·수원=박성훈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