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풍뎅이 등 밀반입 ‘입건’
1만원에 사 50만원에 팔 계획
국내 생태계 교란 피해 가능성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희귀한 외국의 유해 곤충을 여행 가방에 숨겨 밀반입하려던 여행객이 적발됐다. 국내에서 애완용으로 수십 배 이상 비싸게 팔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유해곤충 밀반입 시도가 줄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살아있는 사슴벌레, 장수풍뎅이(사진) 등 외국 곤충 101마리를 여행용 가방에 숨겨 들여오려던 A(32) 씨를 관세법 위반혐의로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A 씨는 ‘미니스제치가위사슴벌레’, ‘헤라클레스장수풍뎅이’ 등 외국 희귀 곤충을 온라인에서 고가에 팔기 위해 살아있는 곤충을 비닐과 플라스틱 밀폐용기로 이중 포장한 후 옷가지 등과 섞어 여행용 가방에 숨겨 들여오다 덜미가 잡혔다. 현재 외국 곤충은 국내 생태계를 교란할 우려 때문에 식물방역법상 병해충으로 지정돼 있고, 외국 곤충의 국내 반입, 사육, 거래, 유통도 철저히 금지돼 있다. 조사 결과, A 씨는 일본 전문 곤충 판매점에서 마리당 약 1만 원에 산 이들 곤충을 국내 온라인 마켓에 마리당 최대 50만 원에 판매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의 분석 결과, 밀반입하려 한 곤충은 국내에 서식하지 않는 외래종으로, 풀릴 경우 생태계를 교란해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류성현 서울세관 사이버조사과장은 “검역 당국과 공조해 유해 동식물의 국내 밀반입을 차단하는 한편, 동식물 불법거래 사이트도 집중 모니터링하겠다”며 “애완용 외국 곤충 거래의 위법성도 집중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