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5640만 유권자 표심은 … 이란 대선을 앞둔 17일 테헤란 시내에서 한 오토바이를 나란히 탄 두 남성이 이번 대선에서 경합하고 있는 두 후보의 사진을 각각 들고 있다. 오른쪽 포스터 속 인물은 중도개혁파 후보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며, 왼쪽은 강경보수파 후보인 에브라힘 라이시 전 검찰총장. AP연합뉴스

로하니·라이시 양자경합

이란의 운명을 결정할 제12대 대통령 선거가 19일 시작됐다. 민심이 2015년 핵 합의를 성사시킨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개혁으로 기울 것인지, 강경보수파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의 보수회귀로 기울 것인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에 따르면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8시를 기점으로 로하니 대통령과 라이시의 치열했던 유세 경쟁은 모두 종료됐다. 투표는 1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개표는 19일 자정부터 시작된다. 19일 대선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가 없으면, 오는 26일 2차 결선을 다시 치르게 된다. 이란 현지 매체는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이란의 대선 결과 발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이란 내무장관은 당초 대선 결과가 개표 즉시 발표될 것이라고 성명을 냈었지만, 이날 내무부는 입장을 바꿨다. 내무부는 “헌법수호위원회(Guardian Council)의 의견 수렴, 법적 이슈 해결 등 과정을 거친 후 투표 결과는 점진적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정정된 내용을 발표했다.

이란 인구는 약 8800만 명으로 유권자는 이 중 5640만 명이다. 이란 정부는 이들 유권자 중 7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이란 전역에는 6만3000개의 투표소가 설치됐으며 150만 명의 선거 지원 인력, 7만여 명의 감시단, 35만여 명의 보안 인력이 투입됐다. 2009년 부정선거 논란으로 이란에서 ‘그린 무브먼트(green movement)’란 반정부 운동이 확산됐던 만큼 보안을 철저하게 하는 분위기다.

이번 대선 후보는 4명이지만 사실상 로하니 대통령과 라이시의 양자대결로 압축된 양상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선거 막판까지도 국제사회의 이란 경제 제재 완화를 통한 경제 성장 등을 공약하는 데 주력했고, 라이시는 핵 합의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은 실업률을 비판하며 일자리 창출 공약을 집중 내세웠다. 최근까지 여론조사에서 로하니 대통령 지지율이 라이시에게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