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총선 앞두고 공약집 공개
“평범한 노동자 이익 중심에 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6월 총선을 앞두고 집권 보수당의 정책 노선을 ‘대처리즘’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이념에서 보다 좌측으로 이동시킨 총선공약들을 발표했다. 일부 전통 보수당 지지층의 불만도 있지만 ‘동정심과 애국심이라는 보수주의 가치를 담은 공약’이라는 호평도 나오고 있다.

18일 텔레그래프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런던에서 ‘함께 앞으로-더 강한 영국과 더 번영한 미래’를 제목으로 한 84페이지 분량의 총선 공약집을 공개했다. 그는 공약집을 공개하면서 “보다 공정한 사회를 약속한다”며 “누구나 자신의 능력이나 자신이 노력한 만큼 기회를 갖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보수당 공약에는 노동자들의 교육 목적 및 가족 병간호 목적의 휴직 요구 권리 보장이 담겼다. 영국 노동자 보호를 위해 이민을 제한하고, 외국인 노동자 채용 기업의 부담금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기업에서 걷은 부담금은 노동자 기술 교육에 사용키로 했다.

하지만 보수당 전통의 감세와 선택적 복지는 유지했다. 현재 19%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020년까지 17%로 인하하고, 유치원생 무상 급식을 폐지하기로 했다. 다만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인상 문을 열어두고, 부유층 연금 소득자 혜택을 삭감하기로 했다.

메이 총리는 대처리즘과 다른 메이이즘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메이이즘은 없다”며 “국익과 평범한 노동자들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모든 것을 해온 훌륭하고 굳건한 보수주의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마거릿 대처는 보수주의자였고, 나도 보수주의자”라며 “이것은 보수주의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연구기관인 브라이트 블루의 라이언 쇼트하우스 이사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보수당 공약은) 동정심과 애국심을 담은 보수주의의 참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