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어디로…

“4대 그룹 좀 더 엄격히 볼 것
자발적으로 법 지키길 기대
고발요청권 분명히 확대할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지명자는 18일 “공정위 조사국을 부활시키지 않고, 현재의 기업집단과를 기업집단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명자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 조사국을 부활시키지 않는 대신, 현재 과(課) 단위인 기업집단과를 국(局) 단위인 기업집단국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기업집단국은 경제분석 기능에 조사 기능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설되는 기업집단국은 과거 조사국처럼 대기업집단의 불법 행위에 대한 조사만을 담당하는 조직이 아니라, 각종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분석 등의 작업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재벌그룹 관련 사안을 총괄하는 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지명자는 “앞으로 조직 문제 등에 대해 행정자치부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전속고발권(공정거래 사건의 경우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의 기소가 가능한 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고발 요청권을 분명히 더 푼다(확대한다)”며 “그러나 이것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다른 규율과 조화하면서 범위와 내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재벌 개혁의 틀은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 60개, 자산 규모 10조 원 이상 30개 등 일률적으로 규제 대상을 설정하고, 규제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다 보니 상위 그룹에는 실효성이 없고, 하위 그룹에는 과잉 규제가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는 4대 그룹 사안이라면 좀 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판단해보겠다”며 “그러나 중하위 그룹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고, 일단 4대 그룹에 치중해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이 같은 시그널(신호)에 대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변화된 환경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지명자는 앞으로 대기업집단 정책을 추진할 정부 차원의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선 등이 잘 안 된 것은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사령탑)가 만들어지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며 “공정위, 금융위원회, 법무부, 국무총리실 등 다양한 정부 부처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