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출범 이후 우호 기류
“韓·中밀월 시기상조” 관측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신정부도 호응하면서 양국관계 복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중국이 취했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과 롯데에 대한 전방위적인 보복조치들도 조금씩 걷히고 있다.

중국 최고 지도부의 태도 변화는 민첩하고 뚜렷하다. 시 주석은 주요국 수반 중 처음으로 문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대표단 파견 제안을 수용하자 시 주석은 바쁜 시간을 쪼개 대표단장을 접견했다. 한·중 관계는 특히 18일 이해찬 전 총리의 특사 방중을 기점으로 뚜렷하게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 이후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들은 사드 관련 공격성 발언과 글들을 뚜렷하게 줄였다. 그러나 당국의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는 말에 부응하기라도 하는 듯 실무 차원에서의 보복 조치는 계속 이뤄졌으며 특히 온라인을 통한 중국 네티즌의 반한적 태도는 한동안 거셌다.

그러나 최근 문 대통령 당선으로 당국의 적극적 태도 변화에 따라 산업계 일각에서는 보복조치 완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는 16일 두 달여 만에 최근 홈페이지를 재가동했으며 해킹 공격을 받았던 롯데면세점의 중문 홈페이지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롯데 관계자는 “여전히 영업정지가 풀리지 않았고 최근엔 세무조사 추징액도 통보받았지만 고압적이던 중국 측의 태도가 많이 누그러졌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 한·중 간 제2의 밀월기를 예측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중국 내 학자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옌볜(延邊)대 정치과학 및 공공관리학부 자오리신(趙立新) 학장은 16일 환추스바오(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 기고문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 새 정부의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사드를 둘러싼 양국 간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제2의 밀월기는 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