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돌려보낼수도” 논란
美정부 입장과 정면배치 발언
“與지도부로서 부적절” 지적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17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배치에 대해 “우리의 법적인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문제까지 포함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원점 재검토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다수 국민은 사드(장비)가 이미 (국내로) 들어왔기 때문에 돌려보낼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지 않냐’는 질문에 “지난 대선을 통해 정부를 맡았기 때문에 (사드 배치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내용을 꼼꼼 살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원래 국민의 재산을 필요로 하는 외국과의 관계는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하는 게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틀”이라며 “(사드 배치용) 땅을 내주는 문제도 그렇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드 비용을 대라고까지 했기 때문에 국민 생명과 안전이라는 측면, 국민의 재산이라는 측면 이런 것들을 잘 살펴 현명한 판단을 해 가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의 발언은 미국 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실제로 한·미 정상회담 조율차 한국을 방문 중인 매슈 포틴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6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이미 ‘정해진 사안(a settled matter)’으로, 우리는 (한국 정부와 )대화를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현재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한·미 간 신뢰가 걸려 있고 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 이전 정부의 결정을 다 엎는 게 능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도 “사드를 돌려보내겠다는 것은 국민의 안위도 포기하고 한·미 관계도 무시하는 발언으로, 국론 분열과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남석·김만용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