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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 K5 GT

기아자동차는 올해 ‘회심의 역작’으로 꼽는 고성능 세단 스팅어 출시에 앞서 지난 4월 중형 세단 K5에 고출력 엔진을 얹은 ‘K5 GT’(사진)를 내놨다. 설계 단계부터 고성능 차로 탄생하지는 못했지만, 기존 K5 2.0 터보 모델의 가속 및 제동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고 전자제어 서스펜션(현가장치)을 신규 적용하는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고려하면 동급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5 GT를 몰고 국산 중형차 최고 수준이라는 주행 성능을 직접 경험해 봤다. K5 GT의 외관은 언뜻 일반 K5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고강성 알로이 휠을 사용하고 앞·뒷바퀴 브레이크에 붉은색 캘리퍼(브레이크 디스크를 잡아주는 장치) 적용, 리어 스포일러(차량 뒤쪽에 다는 날개 모양의 공력 장치) 및 사이드미러에 검은색 포인트를 준 정도다. 오히려 GT 로고가 박힌 전용 가죽시트와 D컷 스티어링 휠 등 실내 인테리어에서 좀 더 차별화 요소가 드러났다.

내·외관 디자인을 뜯어보며 살짝 실망했던 마음은 시동을 걸자 이내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기존 국산 중형차에서는 경험하기 힘들었던 낮고 묵직한 엔진음이 와 닿았다. 시내를 빠져나와 인적 드문 자동차전용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 힘을 보탰다.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6.0㎏.m의 2.0ℓ 터보 GDi 엔진이 예상보다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가속력으로 속도계 바늘을 끌어올렸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sport)로 바꾸자 계기판 화면이 바뀌며 차체 반응도 한층 빨라졌다.

K5 GT를 몰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여느 스포츠세단 뺨치는 경쾌하면서도 가벼운 몸놀림이었다. 가속은 물론 급회전, 제동 등 차를 조작할 때마다 기존 국산 중형차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속도로 반응했다. 고성능 스포츠세단에 주로 사용되는 로 스틸 스포츠 브레이크를 적용해 급제동 시 안전성도 나무랄 데 없었다. 국산 동급 최초로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장착한 하체는 급코너를 돌 때도 휘청이거나 밀리지 않고 잘 버텨냈다. 국내 시장에 단일 모델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3295만 원.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