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추미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인사추천위 구성관련 당무위
중앙위 소집 여부 놓고 격론

秋“하루빨리 人事 의견내야”
親文 “앞서가면 文에 부담”

12일로 문재인 정부 출범 3일째를 맞은 가운데 벌써부터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사이에 이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정부 인사추천위원회’ 구성 규정이 포함된 당헌 개정과 전면적인 당직 쇄신을 밀어붙이면서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인사들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당·청 갈등이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분당으로까지 이어지고 이후 열린우리당에서도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그룹 간 갈등이 극심했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선 “문 대통령의 탈권위 행보로 새 정부가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자칫 여당 발 분란이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회에서 당무위원회의를 열고 중앙위원회 소집 여부를 논의했다. 중앙위는 앞서 당무위를 통과한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러나 당헌 개정안의 핵심 내용인 인사추천위 설치를 서두르려는 추 대표와 이에 부정적인 친문계 인사들이 맞서고 있어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앞서 1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추 대표와 친문계 전해철·김영주 최고위원이 인사추천위 설치를 놓고 고성이 오갈 정도로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 대표는 하루속히 인사추천위를 구성해 정부 인사와 관련한 당의 공식적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전·김 최고위원은 새 정부 출범 단계에서 여당이 너무 앞서갈 경우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당·청관계 설정을 시발점으로 추 대표와 친문계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추 대표가 집권여당의 면모를 갖추겠다면서 중앙당의 전면적 인사 쇄신에 착수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추 대표가 당내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안규백 사무총장에게 해임 통보를 하는 등 인사 쇄신을 밀어붙이자 반발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추 대표가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기용에 반대하고 자신의 측근인 김민석 전 의원의 정무수석 기용을 요청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추 대표 측은 “청와대 참모진 구성에 대한 추 대표의 입장은 ‘노코멘트’라는 것”이라며 “악의적인 루머가 돌고 있다”고 일축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