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친문(친문재인)계 홍영표(왼쪽 사진) 의원과 고 김근태계 우원식(오른쪽) 의원의 2파전으로 정리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친문이냐 비문(비문재인)이냐’의 고민에 빠졌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만큼 당도 청와대에 힘을 실어줘야 하지만, 2기 원내지도부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는 개헌 및 개혁입법 과제 해결을 위해 청와대와의 마찰을 감수할 수 있는 지도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 지도부와 국회를 친문이 장악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2일 민주당 내 한 친문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은 취임 초기가 중요한 만큼, 당·청관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인사를 원내대표로 뽑아 정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야당이 사안마다 강경하게 나올 텐데 그럴 때 청와대와 호흡을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당 원내 지도부를 친문 인사들이 장악할 경우 야당으로부터 또 다시 친문 패권주의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그것이 유일한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내 비문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내년 6월에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한다고 했으니, 여당 원내대표로서 이를 위한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만큼 청와대와 국회의 간극을 좁혀야 할 것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강경 야당과 강경 청와대가 대립하고 여당이 거기에 끌려다니는 형국이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주류 의원은 “청와대도 이번 청와대 참모 및 내각 인사 때 친문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며 “굳이 당이 친문 지도부를 뽑아 패권주의라는 비판이 재생산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