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원내대표, 사퇴뒤 당권 도전
조기全大 親朴·非朴 갈등 심화

대선 패배 후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출 등을 놓고 계파 간 주도권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조기 전대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 선거까지 엮이면서 극도의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다음 주에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제1 야당 권력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갈등이 격화할 전망이다.

12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정 원내대표는 내주 초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 차기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한다. 정 원내대표는 이르면 15일 원내대표직 사퇴를 시사한 후 원내대표 경선 일자를 공고한 뒤 지도부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핵심 당직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헌상 원내대표 경선 일주일 전까지만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된다”며 “후임 원내대표가 전당대회 등 이후 일정을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 외에 나경원·홍문종 의원 등도 당 대표 입후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대표 사퇴 전까지 원내대표 경선 일정과 전당대회 일정 모두를 조율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상황에서 정 원내대표의 이러한 구상은 ‘꼼수 사퇴’라는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와 관련 “선거를 졌으면 원내대표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본인은 책임에서 제외되는 것처럼 행동한다”며 “자신이 대표가 되기 위해 제일 유리한 시점에 빠지려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위기에 빠진 보수정당을 구한다는 희생의 일념으로 당권에 도전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이날 바른정당에서 탈당해 입당을 희망한 의원들의 복당 승인과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징계 해제를 결정했다. 그동안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의 전원 복당과 친박 인사 징계 해제를 요청했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