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조만간 치를 全大의식 기싸움
정우택 “복당 반대의견 많다”
洪, 내일 출국해 全大전 귀국

자유한국당이 이번 대선에서 24% 득표율을 기록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책임론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홍 전 지사에 대한 평가는 다음 달 말에 치러질 전당대회의 당권 경쟁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당내 논란과 내홍은 점차 심화하는 양상이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1일 MBC라디오에서 홍 전 지사에 대해 “지금 막 대선에서 떨어졌는데 또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홍 전 지사가 이번에 만약 당선이 안 되면 심지어 더는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며 “(선택은) 본인 문제이지만 지금 제 생각으로는 당권에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복당에 반대하거나 마음에 앙금을 가진 사람들이 당내에 매우 많다”며 대선 후보였던 홍 전 지사의 바른정당 탈당파 일괄 복당 발표를 정면 반박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배신자들의 복귀”라며 홍 전 지사의 조치에 불만을 제기하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 궤를 같이하는 주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홍 전 지사, 이주영·홍문종 의원과 함께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차기 당권을 노리는 중진의원들이 선거책임론과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홍 전 지사를 견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자 홍 전 지사의 주변 인사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은 “친박계 당원권 정지 징계는 해제하고, 탈당파 복귀는 못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당헌 104조에 규정된 대선 후보의 ‘당무 우선권’을 근거로 바른정당 탈당파 13명은 당원명부에 올랐고, 친박계 의원들은 당원권 정지가 해제된 상태다.

한 비박계 의원은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대선이 끝나자마자 친박 징계를 풀어주는 것은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징계 해제 문제는 반드시 탈당파 복당 문제와 일괄 처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기반이 약한 홍 전 지사 측은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이 복당해 전당대회 국면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12일 미국으로 출국해 정국 구상을 하고 전당대회 전에 귀국할 예정이다.

당권을 둘러싼 갈등은 다음 달 전당대회 직전 원내대표 선거에서 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원내대표가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원내대표직을 사퇴하면 전당대회 직전에 원내대표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이를 앞두고 친박과 비박계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공산이 크다.

김윤희·이정우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