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당선사례 현수막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사거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사례 현수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美전문가 분석

사드·위안부 합의 등 언급
“文정부가 독립적 길을 가고
북한과의 화해에 나선다면
韓·美관계 격변 생길 수도”

일각선 “미래 낙관적” 전망
“양국 관계, 동맹맥락서 봐야
일종의 가족문제… 해결 가능”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 차원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나설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될 것이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북압박 공조를 펼치는 국제사회의 큰 골칫거리가 될 것(troublesome)이라는 경고가 미국의 한·미관계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0일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국 대선 결과의 시사점’ 주제 세미나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와의 협력 없이 개성공단을 재가동한다면 앞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4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밝힌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가 북한에 ‘벌크캐시(대량현금)’ 제공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2321호 등에 위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클링너 연구원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새 정부가 독립적 길을 가고, 북한과의 화해에 나선다면 한·미 관계에 격변(turbulence)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앞으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는 것이 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분명 한·미 양국 정상 간에는 차이(divergence)가 있으며, 차이가 있으면 긴장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한·미 관계는 동맹의 맥락에서 봐야 하며, (문 대통령 당선이) 꼭 충돌 코스로 간다고 가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소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미 관계는 일종의 가족 문제(family matter)로, 가족 안에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한·미 관계는 관리가능(manageable)하다는 점에서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국은 15년 전(노무현 정부)에는 한국 정부를 넘겨받은 경험 없는 사람들을 다뤄야 했지만, 이제 이들은 과거 국정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호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꽤 다르고, 시대도 변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무조건 대북 퍼주기에 나설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