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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의 한 대목이다.
신라 신문왕 때 5월의 어느 날, 신문왕이 설총에게 우화(寓話)를 청한다. 설총은 봄비에 목욕하고, 맑은 바람 속에 유유자적하다가 임금의 꽃다운 침소에 그윽한 향기를 더하여 모시고자 찾아온 장미(薔薇)와, 창망한 들판을 내려다보고 우뚝 솟은 산 경치에 의지해 도성 밖 한길 가에 살던 백두옹(白頭翁·할미꽃) 둘 중에 어느 것을 취할지를 묻는다. 장미는 간신이요, 자신은 백두옹이라 칭한 설총은 “군자 된 자는 비록 명주나 삼베가 있다고 해서 왕골을 버리는 일이 없고, 부족한 때를 대비하지 않음이 없다” 하고 또, “무릇 임금이 된 사람은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하고 정직한 자를 멀리하는 이가 드뭅니다”라는 말로 군왕의 도리를 일렀다.
새 대통령이 취임 이틀째를 맞았다. 국무위원 등 수많은 인사(人事)를 앞두고 있다. 인사가 만사(萬事)라 할진대, 장미를 택할지, 할미꽃을 택할지는 그의 몫이다. 이제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가 다시 바른 선택을 해야 할 때이다.
사진·글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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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표결 직전 퇴장’ 안철수 “찬성 입장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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