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분석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이 중소기업 성장성과 혁신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중소기업 R&D 지원의 현황과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11~2015년) 동안 중소기업 R&D 규모는 12조7310억 원으로, 14개 부처가 235개 사업, 5만4031개 과제에 7만3475개 기업(중복 기업 제외 시 2만5885개 기업)에 지원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정부의 중소기업 R&D 지원을 분석한 결과 지원 받은 기업이 지원 받지 않았을 때보다 매출액 증가율을 비롯한 자산, 종업원 수, 부채 증가율 등 모든 기업 성장성 지표에서 양(+)의 성과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업들은 R&D 지원을 받은 직후부터 고용 증가율이 크게 상승했는데, 고용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정부 지원을 받는다는 것이 고용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부채 증가율이 늘어난 것은 자금 조달이 용이해졌다는 의미로 자금 시장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기업 혁신성은 정부의 R&D 지원 이후 3년까지 R&D 투자가 증가한 뒤 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성과 혁신성에 도움을 준 R&D 지원이 기업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R&D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능력이 커지면서 자산 및 매출 확대는 이뤄졌지만 이런 외형적인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다”며 “R&D 지원 후에도 끊임없는 추적 조사와 평가를 통해 정부 R&D 지원과 기업의 수익성 개선과의 관계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 측은 “중소기업에 대한 R&D 지원이 성장성과 혁신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정부의 중소기업 R&D 지원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중소기업 R&D 지원은 시스템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R&D 지원 사업의 임무와 목표, 성과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석범 기자 b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