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111개사 조사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9월 시행된 이후 실제로 국내 30대 그룹의 접대비가 28%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접대비를 공시한 111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4분기 내역을 조사한 결과, 총 212억86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1%(83억3900만 원)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30대 그룹의 전체 매출은 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8.0% 급증했는데도 접대비 지출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식사비 3만 원·선물비 5만 원·경조사비 10만 원 제한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별로 접대비 비중을 살펴보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개 그룹 중 무려 92.3%(24개)가 접대비를 축소했다. 이 중 금호아시아나그룹이 65.4%(2억1400만 원)를 줄여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롯데그룹이 59.9%(10억300만 원), GS그룹이 55.0%(5억7300만 원), 미래에셋그룹이 50.3%(9억800만 원) 등 절반 이상 대폭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49.8%, 7억8700만 원), OCI(49.8%, 3억2400만 원), 대우건설(46.3%, 6억2500만 원), 포스코(45.0%, 2억5600만 원), 영풍(41.8%, 2억9700만 원) 그룹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30대 그룹 중 KT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각각 5.3%(1400만 원), 2.1%(5100만 원)씩 접대비를 소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접대비 총액으로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SK그룹이 29억92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가 24억9800만 원, 현대중공업 19억9900만 원, 한화 17억600만 원, 하림 14억3500만 원, 현대백화점 11억4400만 원 순이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