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국제학술지 논문 183편 메타분석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지나치게 살을 빼 저체중에 도달했을 때도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예방의학교실 신애선·강대희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 정선재 연구원은 몸무게와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조명한 국제학술지 논문 183편을 메타분석한 결과, 이 같은 상관관계가 관찰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정신의학저널(The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저체중(18.5㎏/㎡ 미만)과 정상체중(18.5∼24.9㎏/㎡), 과체중(25∼29.9㎏/㎡), 비만(30㎏/㎡)으로 나눠 우울증 정도를 비교했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비만 진단에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다. BMI가 높을수록 비만 관련 질환에 걸리기 쉽다.

조사 결과, 저체중과 비만 모두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체중은 정상체중보다 우울증 위험이 16% 높았고, 비만 역시 13%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남성(21%)이 여성(12%)보다 우울증이 더 심했지만, 비만일 경우에는 여성의 우울증 위험(21%)이 남성(3%)을 압도했다. 특이한 점은, 과체중 상태에서 남성은 우울증 위험도가 16% 줄어든 반면, 여성은 오히려 16% 높아졌다는 점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날씬함’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더 크게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대희 교수는 “무조건 살을 빼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체중도 비만만큼이나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건강한 식생활 습관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정신건강에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