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수입, 年평균 0.2% 증가
美쇠고기 수입량은 되레 줄어
정부 지원에 농업체질 개선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내 농가에 피해를 입히기도 했지만 우리 농축산물의 대미 수출 확대의 계기를 만들었고 정부의 피해지원을 통한 농업 체질 개선도 이끌어내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낳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후 5년(이행 5년 차)인 2016년 말 기준 대미 농산물 수출은 7억1800만 달러로 발효 전 평년(2007~2011년) 3억9900만 달러보다 2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71억8200만 달러로 발효 전 62억9500만 달러에 비해 12.3% 증가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농축산물의 대미 수출은 연평균 10.3% 증가했으며 대미 수입은 연평균 0.2% 증가했다. 수치만으로 본다면 우리 농축산물의 연평균 대미 수출 물량 증가율이 미국 농축산물의 국내 수입 증가율보다 높다. 한·미 FTA 체결 이후 논란이 됐던 미국산 쇠고기의 이행 5년 차 수입량은 광우병 발생 직전인 2003년의 24만9000t에 크게 못미치는 16만9000t에 불과하다.

전체 물량으로 본다면 애초 미국 농축산물의 국내 수입 규모가 월등하게 커져 품목별 해당 농가의 피해가 클 것이란 우려는 현실화하지 않았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 등으로 인해 우리 농업 구조개선이 이뤄진 점도 있다. 한·미 FTA 발효로 농축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국내 농가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가 세운 ‘한·미 FTA 투융자계획’에 따른 지원액수는 2008년 체결 당시부터 2015년까지 총 16조8605억 원에 이른다. 한·미 FTA의 경우 다른 FTA와 달리 정부의 피해 대책이 FTA 발효 시점이 아닌 체결 시점부터 이뤄졌다. 이 중 직접피해지원 4770억 원, 품목별 경쟁력 강화 6조5491억 원, 농업 체질개선 사업 9조8344억 원 등이 각각 투입됐다. 정부는 2017년까지 총 23조648억 원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한·미 FTA 발효 전보다 발효 이후 우리의 대미 농축산물 수출이 2배 이상 늘어났다는 것은 이 같은 정부 지원에 따른 농업의 체질 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지성태 박사는 한·미 FTA 발효 5년에 대해 “대미 농축산물 수출의 증가가 다른 국내 전체 농축산물 수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며 “한·미 FTA 수입피해 대비뿐만 아니라 선택과 집중으로 농업부문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제고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