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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유지된 美 수입관세 풀려
올 1분기도 전년比 13% 줄어
對美수출비중도 4.9%P 하락

美자동차 수입은 되레 늘어나

자동차산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대표 수혜 업종이라는 인식과 달리 지난해 1월 관세 인하 후 자동차 대미국 수출이 오히려 뒷걸음질 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수출 감소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 대미 수출은 한·미 FTA 발효 전인 2011년 58만8181대에서 지난해 96만4432대로 64.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액 역시 같은 기간 87억3650만 달러에서 155억8586만 달러로 78.4% 급증했다. 자동차는 지난해 전체 대미 수출에서도 24.1% 비중을 차지하는 등 한·미 FTA의 대표 수혜업종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한·미 FTA로 실제 자동차 대미 수출 관세가 인하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다. 한·미 FTA 체결 당시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관세는 8%에서 4%로 즉시 인하했지만 한국차의 미국 수입관세(2.5%)는 4년간 유지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공교롭게도 대미 자동차 수출은 2015년 106만6164대를 기록했으나 관세 인하 직후인 지난해 96만4432대로 오히려 9.5%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대미 자동차 수출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다. 1분기(1~3월) 대미 자동차 수출대수는 22만94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만4689대보다 13.3%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출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감소한 36억 달러로 집계됐다. 호주(-16.9%)에 이어 주요 수출국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해 1분기 전체 승용차 수출액의 46.5%를 차지하던 대미 수출 비중 역시 41.6%로 4.9%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2012년 이후 대미 자동차 수출 증가 원인을 한·미 FTA가 아닌 한국산 자동차의 품질 향상과 회복기를 맞은 미국시장의 수요 증가 등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미국 신차품질지수 평가에서 현대차, 기아차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2013년 이후 미국의 민간소비 증가율은 연평균 1.5∼3.2%에 달했다.

한편 한국산 자동차 수출에 관세 인하 효과가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 수입대수(승용차 기준)는 역대 최고치인 6만102대에 달해 관세 인하 전인 2011년 1만3669대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승용차 수입대수가 11만7592대에서 30만4378대로 2.6배 증가한 것에 비하면 비약적 증가다. 한·미 FTA에 따른 관세 인하로 미국차뿐 아니라 토요타, 혼다 등 일본차들도 미국에서 생산된 차를 한국에 들여오는 실정이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4년 동안 미국 수출이 증가한 것은 결국 한국산 차의 상품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수입차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미국차가 관세 인하 효과로 큰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김남석·이민종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