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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털고 5연속 세이브… 반전의 비결

최근 5게임 직구 평균 150㎞
구위 되찾자 비율 58%로 높여
5이닝 1실점 방어율 1.80
슬라이더도 위력 점차 회복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이 살아났다. 비결은 특유의 ‘돌직구’.

오승환은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5경기 연속 세이브를 챙겼다. 올 시즌 5게임 이상 연속 세이브는 오승환과 그렉 홀랜드(콜로라도 로키스), 크레이그 킴브렐(보스턴 레드삭스), 잭 브리튼(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4명뿐이다. 특히 일주일 사이 연속 5세이브는 오승환이 유일하다.

오승환은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면서 올 시즌 평균자책점을 5.59까지 낮췄다. 오승환은 올 시즌 9게임에 등판했다. 개막전부터 4경기에선 평균자책점 9.64(4.2이닝 5실점)의 수모를 겪었으나, 5세이브를 거두는 동안엔 1.80(5이닝 1실점)으로 뚝 떨어졌다. 최근 3경기에서는 2안타, 1볼넷을 내줘 출루허용도 줄였다.

부진 탈출의 원동력은 직구. 오승환은 슬라이더를 줄이고 직구 비율을 높였다. 직구 구속이 향상되는 등 구위에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

특히 빠르고 묵직한 직구를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타자를 윽박지르고 있다. 23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선 포수 야디어 몰리나의 사인에 고개를 흔들고 직구를 던지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오승환은 “몰리나의 요구를 웬만해선 거절하지 않지만, 직구에 자신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NC 출신인 에릭 테임즈(밀워키)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오승환의 직구는 위력을 뽐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으로 돌아가 5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테임즈는 그러나 오승환에게 두 차례 모두 삼진으로 아웃됐다. 오승환은 22일 첫 만남에서 150㎞의 빠른 직구로 투 스트라이크를 잡아 테임즈의 기를 누른 뒤 135㎞대의 체인지업으로 삼진처리했다. 24일 두 번째 대결에서 오승환은 역시 초구로 직구를 던졌고 볼카운트 2-2에서 묵직하게 들어가는 직구로 삼진처리했다.

오승환은 5연속 세이브를 챙기기 전까지 슬라이더를 던지다 안타, 홈런 등을 내줬다. 앞선 4게임에서 슬라이더를 던진 비율은 39.3%였으나 그 뒤 5경기에선 31.9%로 줄었다. 앞선 4게임에서 직구를 던진 비율은 51.4%였으나 그 뒤 5경기에선 58.5%로 높아졌다. 최근 5게임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93.23마일(150㎞).

하지만 슬라이더는 아직 불안하다. 최근 5경기에서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은 0.375로 여전히 높다. 직구 피안타율은 0.200. 물론 슬라이더의 위력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앞선 4경기에서 슬라이더를 던지다 내준 안타는 홈런 2개, 2루타 2개로 모두 장타였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슬라이더를 던지다 3안타를 내줬지만 모두 단타였다. 또 슬라이더를 던져 땅볼을 유도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오승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느라 올 시즌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예년보다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렸고 스프링캠프 중간 한국과 미국을 오가야 했다.

현지 매체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오승환에게 WBC 출전에 따른 피로 등을 정리할 기회를 줘야 했다”고 보도했다. 민훈기 스포TV 해설위원은 “오승환은 WBC 출전으로 인해 ‘루틴’이 깨지는 등 준비가 부족했다”며 “실전을 통해 직구 구위가 살아나고 제구도 좋아지는 등 감각이 되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