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核潛 미시간호 부산 입항
칼빈슨호 전단, 훈련 중심에

미국의 전략자산이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응하고 한반도 유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한반도로 속속 집결하고 있다. 한·미는 25일 서해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훈련에 들어갔으며 동해에서도 대규모 훈련을 전개할 예정이다.

북한 인민군 창건기념일인 25일 오전 사거리 2000㎞가 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50여 발을 탑재한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SSGN 727·배수량 1만8000여t)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미시간호는 원거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타격하는 단독작전수행 능력을 갖췄다. 이날 해군 관계자는 “한·미 양국 해군은 현 안보 위기상황과 관련해 25일 서해에서 연합 해상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서해 해상훈련에는 한국 해군의 4400t급 구축함 왕건함과 미 해군 칼빈슨 전단 소속 이지스 구축함인 웨인 메이어함(DDG 108)이 참가했다. 한·미는 전술기동훈련·함포 실사격 훈련 등을 전개했다. 핵잠수함 특성상 미시간호의 작전 반경이 공개되지 않았으며 단독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 해상훈련은 26∼27일쯤 한반도 해역에 진입하는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니미츠급 항모인 칼빈슨호는 이지스 구축함 2척과 이지스 미사일 순양함 1척 등과 함께 기동 타격단을 구성하고 있다. 칼빈슨호에는 F/A-18 슈퍼호닛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등 70여 대의 항공기도 탑재됐다. 한국 해군과는 4월 말에 기동훈련을 비롯해 미사일 탐지·추적·요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해군은 “한·미는 연합훈련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와 확고한 대비 태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칼빈슨 항모 전단은 필리핀 인근 해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아시가라’ ‘사미다레’와 전술 통신 훈련을 마치고 25일 현재 북상 중이다.

중국도 한반도 안보 환경 변화에 대비해 촉각을 기울이면서 대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일본의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복수의 중국군 관계자 말을 인용해 “중국 동북부에 사령부를 두고 북·중 국경 지역을 관할하는 ‘북부 전구’를 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2급 전비 태세’가 발령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군은 주변국과의 긴장이 높아지면 우선 ‘3급 전비 태세’에 들어가지만 최근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 등으로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경계수위를 3급에서 2급으로 한 단계 상향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