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안희정 가족과 유세 문재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거리에서 진행된 집중유세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문 후보 왼쪽은 안희정 충남지사 부인 민주원 씨, 오른쪽은 아들 안정균 씨. 뉴시스

세몰이식의 대규모 유세 접고
골목 돌며 정책 홍보에 집중

통합정부추진위 위원단 발표
박영선·변재일 등 통합 행보
안희정·이재명 부인도 합류

대체공휴일제 확대 등 공약
‘1일 1정책 발표’ 기조 이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내 삶을 바꾸는’ 밀착형 정책 행보를 통해 현재의 대세론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비문(비문재인) 정서를 줄이고, 유권자의 정책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포용, 통합 행보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대세론을 흩뜨려 놓는 돌출 행동에 대한 주의보도 발령된 분위기다.

전병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25일 통화에서 “공식 선거운동 1주일 동안 1위 후보로서의 기세를 충분히 보였다”며 “이제 골목 안을 파고들어 내 삶을 바꾸는 정책들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공중전’을 통한 세력 규합에 주안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겸손한 자세로 민생 현장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정책 발굴을 통해 50대 이상의 지지도를 높이고, 문 후보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는 젊은층이 실제로 투표장에 나오도록 한다는 게 문 후보 측의 주요 전략이다.

문 후보 측은 이날 선대위에 후보 직속으로 설치된 통합정부추진위원회(위원장 박영선·변재일) 자문위원단을 공개하면서 통합 행보도 계속했다. 문 후보 측은 “이번 인선은 국민 통합, 노사 화합, 세대 공존을 통한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 유인태 전 의원, 유재만 변호사 등이 자문위원단 공개 인사에 포함됐다.

문 후보 측은 유세 과정에서도 비문 인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도왔던 박영선 의원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뒤 후보의 주요 현장 유세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으며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수행실장도 안 지사의 비서실장이었던 기동민 의원이 맡고 있다.

24일 충남 천안 유세에서는 안 지사 부인 민주원 씨가 동행해 분위기를 띄웠고, 이재명 성남시장 부인 김혜경 씨도 문 후보 부인 김정숙 씨와 함께 호남을 찾아 선거운동을 했다.

문 후보 측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민주당 내부에서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의 단일화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내부의 적”이라며 “본선에 돌입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대세론’이라는 단어를 잊었고, 선거 끝까지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은 후보 간 단일화는 실제 성사 가능성도 낮고 현실화되더라도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새로운 정부에서는 열심히 일한 국민에게 ‘쉴 권리’를 찾아 드릴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따라 연차 휴가를 다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문 후보는 이어 “비정규직에게 월별 1일에 해당하는 유급휴가를 부여해 쉴 수 있는 권리를 제도적으로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명절과 어린이날에 국한된 대체공휴일제 확대도 약속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TV토론 외에 공식 일정이 없었지만, SNS에 글을 올려 1일 1정책 발표 기조를 이어갔다. 문 후보는 국가의 휴가 지원 제도도 공약으로 내놨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