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개주 자율주행차 법제화
英, 스타트업 혁신바우처 제공
日, 기업이 규제완화 제안하게

세계 각국이 4차 산업혁명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보다 먼저 대비에 나선 선진 산업 국가들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국가는 ‘규제 완화’와 ‘민간 주도’라는 두 축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와 업계 안팎에서는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이 같은 선진 사례들을 바탕으로 공약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선진 사례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규제 완화다. 미국의 경우 ‘자율주행차’ 관련 법제화 및 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미국 11개 주와 워싱턴DC는 2016년 자율주행차에 대한 법령을 마련, 미시간주는 그해 12월 9일 최초로 우버와 리프트 등이 자율주행차량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4년 기업 스스로 정부 규제의 재검토를 제안할 수 있는 ‘그레이존 해소 제도’와 ‘기업 실증 특례 제도’를 도입했다. 그레이존 해소 제도는 법률적으로 규제 여부가 불확실한 사업에 대해 감독관청으로부터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기업 실증 특례 제도는 기업 스스로가 규제 완화를 제안해 예외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일본 정부는 현재 법률이 정하지 않는 혁신적인 비즈니스에 대해 규제 적용을 일시 정지시키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도 검토 중이다.

민간 중심의 산업 고도화 프로그램도 인상적이다. 영국은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인 ‘이노베이트UK’를 통해 기업의 아이디어 상품화, 시제품 개발 등에 자금을 지원한다.

중요한 것은 이를 ‘혁신 바우처’를 통해 제공한다는 점이다. 바우처를 이용하면 기업이 바우처의 한도 내에서 필요한 지원을 선택할 수 있다. 맞춤 지원이 시장을 통해 이뤄져 기업 지원과 시장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김준연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산업제도연구실장은 “민간이 혁신을 더 잘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 “다만 민간이 혁신하기 위해 규제 등 정부가 제도를 뚫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