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최순실이 李에 추천문의
서창석이 李에 이력서 건네 줘”
徐-李, 1년간 321차례 통화 확인

박영수 특별검사팀 측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24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진술을 공개하며 “최순실 씨가 이임순(여·64)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인사 추천을 문의하면, 이 교수가 서 원장에게 인사후보자 이력서 등을 건네받는 구조였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최 씨 일가의 주치의로 알려진 인물로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박 특검팀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김태업)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서 이같이 밝힌 뒤 “이는 이 교수와 서 원장 간 수차례 주고받은 이메일 내역으로도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박 특검팀 측이 제시한 서 원장의 진술서에 따르면, 서 원장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가 된 이후 이 교수와 자주 통화했다. 초기엔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관련된 얘기를 나누다, 후반기로 갈수록 식약처장 후보자 등 인사 추천 관련 통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통화 내역에도 이 교수는 1년간 서 원장과 321차례나 통화를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최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와 285회, 최 씨 여조카 장시호 씨와 242회,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기흥CC 회장과 167회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관제데모 지원 의혹’을 받는 허현준(49)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검찰의 신병 처리가 이번 주 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세청 인사 개입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된 더블루K 전 이사인 고영태(41) 씨에 대한 기소도 구속만료일인 5월 2일 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의 본격 재판(5월 2일) 시작에 앞서 국정농단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가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또 검찰과 박 특검팀에 의해 기소된 다수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5월부터 동시다발로 진행되면서 피의자들 사이의 ‘혐의 교통정리’와 ‘법정 조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최 씨와 고 씨가 구속 상태에서 각각 상대의 증인 신분으로 재판정에서 마주할 가능성이 큰 만큼, 두 사람의 법정 공방도 관심사다.

이후연·김리안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