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북핵 시설 타격을 묵인할 수 있다는 중국 측 보도가 나왔다. 중국 공산당 강경파의 ‘속내’ 대변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22일 사설을 통해 ‘북한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외과수술식 타격에 중국은 군사적으로 대응할 필요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물론 지나치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 발표도 아니고, 한국·미국 및 북한 등을 겨냥한 ‘탐색’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과 한국군이 38선을 넘어 북한에 대한 침략을 전개해 북한 정권 전복에 나서면 중국은 즉각 군사적 개입에 나서야 한다”며 북한 레짐체인지에 반대하고 있다.

북핵 타격에 대한 이런 식의 중국 불개입론은 다음의 두 측면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우선, 중국 내부에서 그런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13일 중국 외교관과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하는 형태로, 핵무기 개발로 인해 북한이 외부 공격을 받더라도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상의 의무는 없어졌다고 보도했다. 둘째, 이런 변화가 한국 측과의 협의나 교감 없이, 미국 등 강대국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특이한 움직임’ 발언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중국 폭격기의 경계 태세를 가리킨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주아주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18일 중국 이지스 구축함 시닝(西寧)이 실탄 훈련, 20일엔 초음속 공격기가 타격 훈련을 벌였다. 미국 대통령이 중국 군사훈련을 긍정 평가한 셈이다.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으나 한국은 배제됐다.

북한군 창건일(25일)을 계기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도 모든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미국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사례처럼 ‘외과수술식 타격’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북은 한국을 향해 보복하려 들 것이다. 강력한 한·미 동맹과 순식간에 북한 지도부를 궤멸할 억지력으로 야욕을 꺾어야 한다. 대선과 무관하게 대한민국이 결연한 안보태세를 갖춰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