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후보별 조언

“洪, 전문가 그룹 도움 없어”
“劉, 남북관계 유연한 대처”
“沈, 안보 정책이 안보인다”

외교·안보·통일 전문가 33명은 5당 대선 후보들에게 공통적으로 ‘북핵문제 해결’ ‘남북관계 개선’ ‘균형외교’ 등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중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문가들로부터 “한·미 동맹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충고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말 바꾸기 우려가 있다”는 평가를 가장 많이 들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남북관계에 있어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국제정치와 안보 문제에 대해 후보의 생각을 더 듣고 싶다”는 의견을 받았다.

문화일보가 전문가 33명에게 ‘대선 후보에게 전해주고 싶은 외교·안보 정책 조언(후보별 복수응답 가능)’을 질문한 결과 응답자들의 상당수가 문 후보에게 “북핵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고 한·미 동맹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했던 햇볕정책과, 미국에 자주적인 점을 강조하며 북한에 접근했던 햇볕정책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현재의 미·중 관계와 북한의 핵·장거리 미사일의 기술개발 정도를 감안한다면, 전자의 햇볕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부 보수적인 국민 여론에 안정감을 주는 정책 산출과 발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흥광 NK지식인 연대 대표는 “북한과 짝사랑을 하면 안 되고 미국을 진심으로 믿으라”고 제안했고,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응답자들로부터 “외교 안보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밝혔던 후보가 올초 찬성 입장으로 갑자기 돌아선 것을 의식한 지적으로 보인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안 후보에게 “일부 정책에서는 진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또 일부 정책에서는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는 일종의 ‘이중성’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표의 확장성이라는 부담감을 떨쳐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자신의 확고한 안보관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홍 후보와 유 후보는 대북문제에 있어 보수 후보의 강경 일변도 정책에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공통적으로 받았다.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홍 후보에게 “북한을 강하게 다루고자 하는 후보 개인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후보의 외교·안보 전문가 그룹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고,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산토끼를 잡기 위한 애매한 언행을 보이지 말고 집토끼들을 확실하게 평정하는 언행으로 시작하여 지지율부터 반등시키라”고 제안했다. 김윤태 통일전략연구소 소장은 유 후보에게 “안보는 강하게 지키되 남북 관계는 유연하게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심 후보는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으로부터 “안보정책이 보이지 않고 보수정권의 안티(반대자)로만 보인다”는 평가를 들었다. 김한신 남북경협연구소 대표는 5명의 후보에게 공통적으로 “이산가족상봉 자유화, 민간교류 즉시 재개, 인도적 지원 재개, 튼튼한 안보 속에 남북교류를 전면 개방하여 민족의 동질성 회복과 동북아 진출 인프라 건설을 통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라”고 조언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