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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원조기업의 이면
실화 바탕… 다양한 질문던져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은 ‘맥도날드’의 성장기를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게 나열하던 영화는 후반부에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한 회사가 커온 과정을 통해 자신은 어떤 부류의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그러면서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도 고민하게 한다.

20일 개봉하는 영화 ‘파운더’(감독 존 리 행콕·사진)는 제목에 이 작품의 핵심이 담겨 있다. 바로 맥도날드의 ‘설립자’가 누구인가다. ‘패스트푸드’의 개념을 도입해 획기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맥도날드 형제인지, 아니면 그들이 만든 시스템을 미국 전역에 퍼트리며 회사를 키운 사업가인지에 대한 판단을 관객에게 돌린다.

1954년 미국을 배경으로 실화를 담백하게 펼쳐낸 이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거대 기업의 속사정을 세세하게 설명하며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전국을 돌며 레스토랑에 밀크셰이크 믹서기를 파는 세일즈맨 레이 크락(마이클 키턴)은 어느 날 비서로부터 ‘맥도날드’라는 서부의 시골 가게에서 6대의 믹서기를 주문했다는 말을 듣고 의아해하며 그 가게로 찾아간다. 가게에 도착한 레이는 가게 앞 손님들의 긴 줄과 햄버거와 감자튀김, 탄산음료를 단 30초 만에 내놓는 직원들의 일사불란한 몸놀림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레이는 가게 주인인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믹서기 주문량이 6대가 아니라 8대라는 말을 듣고, 그들의 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바로 프랜차이즈를 제안한다. 맥도날드 형제와 계약을 체결한 레이는 지점 수를 늘리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이를 못마땅히 여기는 맥도날드 형제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맥도날드 형제가 지키려 하는 ‘순수함’과 레이의 ‘과감함’ 중 어떤 가치가 더 소중한지 헷갈리게 된다. 그러면서 가치의 선택보다는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듯 관객을 영화에 몰입시키는 역할은 주연 배우 마이클 키턴의 몫이다. 그는 레이의 저돌적인 면모를 일관되게 보여주며 관객이 자신을 ‘악인’으로 느끼게 한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레이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내비치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라면, 짜장면 등 음식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고 나면 바로 해당 음식을 먹고 싶어지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햄버거가 그리 당기지 않는다. 그만큼 마음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