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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토론회 전문가 평가

洪 ‘스트롱 맨’ 이미지 퇴색
劉·沈은 차분하게 공약 알려

대선 후보 간 토론회가 막이 오르면서 후보별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집중력,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정책 숙지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 후보는 당 경선 과정에서부터 지적됐던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을 다시 드러냈다. 13일 한국기자협회·SBS 초청 토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이재명’이라고 부르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유시민’이라고 말했다. 단순 실수로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문 후보가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당 경선 토론회에서는 ‘아동수당, 기초연금 확대 재원으로 법인세를 인상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기본소득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무리”라며 동문서답을 했다. ‘대통령이 되면 총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나중에 바로 잡았다. 문 후보는 상대 후보의 공세에 말을 자르고 강하게 대응하는 모습 등은 2012년 대선 후보 당시에는 보여 주지 못한 것으로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정책의 세부 내용을 확실히 익히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국·공립)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은 자제하고 사립 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13일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는 타 후보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됐다. 안 후보는 “병설 유치원을 획기적으로 증설하자는 것”이라고 했지만, ‘단설·병설 구분 없이 국·공립 유치원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에 충분한 해명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설에서 중저음 목소리로 화제가 된 안 후보는 토론회에서도 과거보다 침착해진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토론회를 통해 ‘스트롱 맨(Strong Man)’ 이미지가 오히려 퇴색됐다. 홍 후보는 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집권하면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것을 취소할 것인가”라고 공세를 펼쳤는데 문 후보가 “북핵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면 우리 홍 후보는 북한에 가지 않겠느냐”라고 반박하자 말을 잇지 못했다. 홍 후보는 다양한 비유를 섞어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비교적 차분하게 자신의 공약을 알려 호평을 받았다. 홍 후보가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다”고 말하자 유 후보는 “홍 후보도 세탁기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 후보는 “고장 난 세탁기 아니냐”고 받아치기도 했다. 하지만 지지율이 낮아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상대적으로 날카롭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14일 “유 후보와 심 후보가 크게 표를 의식하지 않고 명확하게 자신들의 소신을 설명했다”면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생각이 많아 보여 이야기가 잘 와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