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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입장’과 확장성

劉·文·洪·沈 순 ‘거리’ 가까워
수도이전·747·경제민주화 등
대선마다 큰 정책서 승패 갈려

원내 5당 대선 후보 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정책입장이 비슷한 유권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공방이 가열될수록 앞으로 안 후보가 더 많은 지지자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역대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747(매년 7% 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진입) 등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대표 공약이 선거 결과를 좌우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각 당이 후보의 정책입장과 달리 중원을 겨냥한 공약을 집중적으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일 문화일보·서울대 폴랩(Pollab) 공동 대선 후보 정책 성향 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는 전체 유권자 중 45.8%와 유사한 정책입장을 보였다. 중도 성향의 유권자층이 가장 두껍고, 보수와 진보 양 극단으로 갈수록 유권자층이 얇아지는 정치 지형이 반영된 결과다. 법인세 인상, 징벌손해배상제 도입,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인상 등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개성공단 즉각 재개 반대, 사드 배치 찬성,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 반대 등 안보 분야에서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낸 유권자들이 안 후보와 유사한 정책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20.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18.5%,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11.9%, 심상정 정의당 후보 3.4% 순으로 유사한 정책입장을 공유한 유권자 수가 많았다.

심 후보 다음으로 진보적 정책입장을 보인 문 후보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과 ‘정책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차례의 TV 토론회 등 정책 검증 기회가 잦아질수록 정통 지지층인 ‘집토끼’가 결집하는 반면, ‘산토끼(중도·무당층)’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장 보수적인 정책 성향을 나타낸 유 후보는 중도·보수에서 극우 세력까지 보수 유권자들을 포섭할 잠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책 이외의 이미지로 인해 실제 지지율은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 역시 중도 표심이 안 후보에 대거 쏠리는 바람에 확장 가능성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개 쟁점 사안 별로는 안 후보가 더 많은 표심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 선거에서 세세한 쟁점보다 굵직한 대표 공약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 후보와 홍 후보, 심 후보가 앞으로 당선 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양극단 이념을 아우르는 공약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재벌개혁, 양극화 해소가 골자인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중원을 점령했다. 2007년에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747’ 공약이 당시 경제불황으로 신음하는 민심을 파고들었고, 2002년에는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던 노무현 후보가 행정 수도 이전 등 좌우 극단을 아우를 수 있는 공약으로 막판 흔들리는 부동층을 사로잡았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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