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계종의 연등회 점등식이 열린 가운데 종로구 조계사에도 신도들의 소망이 담긴 연등이 빼곡하게 달렸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조계종 ‘부처님 오신날’ 연등회

광화문 광장 점등식 시작으로
28∼30일 종로 일대서 펼쳐져
동국대 운동장서 어울림 마당

부처님오신날(5월 3일·불기 2561년)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연등회(燃燈會)가 12일 광화문 점등식을 시작으로 28∼30일 서울 조계사 우정국로와 종로 일대에서 개최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점등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나를 성찰하여 얻은 청명함으로 함께 걸어가야 하는 길을 환하게 밝혀가자”고 밝혔다.

10만 개가 넘는 연등과 장엄등이 서울의 도심 밤거리를 밝히게 될 올해 연등회는 부처님오신날 표어인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의 의미를 담아 ‘시민과 함께하는 연등회’로 진행된다. 조계종 연등회보존위원회 사무국장 대안 스님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도 대한민국은 힘들었다. 종교가 사람들을 어떻게 보듬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이런 주제를 선택했다”고 표어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인 연등회는 통일신라 시대부터 약 1200년간 이어져 온 한국의 전통문화로 약 30만 명의 내외국인이 참여하는 등축제다. 올해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점등식에는 639년 백제 무왕 때 건립된 국보 제11호인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석탑을 본뜬 ‘미륵사지석탑등(燈)’이 점등돼 부처님오신날까지 광화문광장을 밝힌다. 전통 한지로 제작됐으며 좌대를 포함한 높이가 20m에 이른다. 또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참사 발생 3주기를 추모하는 뜻에서 노란 리본등도 선보였다.

2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청계천 일대에서 열리는 전통등 전시회에는 1만5000여 개의 등이 일제히 불을 밝힌다. 연등회의 하이라이트인 연등 행렬은 29일 오후 7시부터 동대문을 거쳐 종로 일대, 조계사까지 이어진다. 총 10만여 개의 행렬등과 장엄등이 빛의 물결을 이룰 예정이다. 행렬 중간중간에 풍물패나 연희단이 배치돼 신명 나는 축제를 만들 예정이다. 올해의 테마등으로는 사물등(四物燈)이 선보인다. 불교에서 사물은 범종, 법고, 운판, 목어를 일컬으며 이는 각각 지옥중생, 뭍짐승, 날짐승, 물고기를 제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등 행렬에 앞서 이날 오후 4시 30분 서울 중구 동국대 대운동장에서는 어울림마당이 열리며 연등 행렬이 끝나는 종각 사거리에서는 회향 한마당 행사가 개최된다. 올해에도 외국인들이 국가별로 상징등을 앞세우고 참여하며, 한국관광공사가 초청하는 외국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포함해 외국인 예약객 2000여 명도 행렬에 등을 들고 동참한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