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의 얼빠진 실상이 거듭 확인되고 있다. 문화일보가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인터넷 사이트 에어코리아에 공개한 ‘미세먼지 측정 최종확정자료’를 분석해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백령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장기간 실제 측정값과 크게 다른 엉터리였다. 중국발(發)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핵심 지역조차 2015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18개월에 걸쳐 틀린 자료를 지속적으로 발표했다.

“중국발 미세먼지 기여도 분석 등에는 정상 데이터를 활용했기 때문에 정책 수립엔 아무 영향이 없었다”는 환경부 주장은 군색한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환경·법 전문가들은 “대기 환경 대책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 처리를 잘못했다는 사실은 중국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중대 실수로 이어졌고, 미세·초미세먼지 저감(低減) 대책도 국내 오염원에 치중하는 왜곡 현상이 벌어졌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잖아도 환경부는 실효성부터 의심스러운 땜질 처방만 반복해왔다. 지난 4일 발표한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 발령 기준 완화’는 가까운 예다. 수도권의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공부문 건설공사장 등의 운영시간 단축 조치 요건을 덜 까다롭게 한 것으로, 옳은 방향이긴 해도 ‘보여주기’식일 뿐이다. 적용 차량과 건설공사장 등은 수도권 전체의 1.6%와 1%에 불과하다. 따르지 않아도 제재하지 않는다. 올해만 해도 5일까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전국에 86회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회에서 급증했다. 환경부부터 정신 차리지 않으면 ‘침묵의 암살자’인 미세먼지의 재앙을 막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