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월 미세먼지 관련 비상 저감(低減)대책을 시행한 지 한 달 보름여 만에 공공부문 차량 2부제 시행 등 추가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에서 또다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책 수립의 가장 기초자료인 통계와 측정부터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매번 내놓는 대책도 ‘맹탕’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5일부터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3개 시·도에 한해 ‘초미세먼지 저감 조치’ 발령 요건을 완화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당 50㎍을 넘고, 다음 날까지 ‘나쁨’ 수준(50㎍)을 초과하는 예보가 계속될 경우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실시’와 ‘공공 사업장·공사장의 조업 단축’ 조치가 시행된다. 수도권 지역 738개 행정·공공기관의 차량 12만 대, 대상 인원은 53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됐던 일이지만 정부의 이번 추가 조치도 ‘땜질식’ 처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공부문 2부제 대상 차량 12만 대는 수도권의 전체 차량 750만 대의 1.6%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차량 오염 배출량의 3.0% 정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주말에 발령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등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공공 사업장이나 공사장 조업 단축에 대해서도 위반 시 제재방안이 없는 등 시행을 강제할 세부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공사장 조업 단축 시간도 해당 사업장이 스스로 정하게 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30명가량의 점검반을 가동해 2부제 시행과 조업 단축 상황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정도 인력으로 단속이 제대로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초미세먼지 기준을 미국과 일본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대책도 내놨다. 현재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24시간 기준은 ㎥당 50㎍(1㎍=100만 분의 1g) 이하, 연평균기준은 25㎍ 이하로, 미국과 일본의 기준(24시간 기준이 ㎥당 35㎍ 이하, 연평균기준은 15㎍ 이하)에 비해 느슨한 수준이다. 그러나 기준만 강화할 뿐 이에 맞는 관리대책은 없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소규모 사업장의 불법 소각 등에 대한 조사 등 좀 더 촘촘한 관측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