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을 두고 ‘교체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대기업 피의자 측 변호인들이 이 상황을 심각하게 지켜보며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4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그간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변론 태도 및 언론 대응에 가장 마음 졸였던 사람은 ‘공모 피의자 측 변호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에 ‘공모자’로 적시돼 있는 한 피의자 측 변호인은 “국정농단 의혹 관련 지시 총책임자와 행위자, 뇌물 수수 의혹 관련 수수자와 공여자 관계로 얽혀 있는 상황에서, 결국 박 전 대통령과 다른 공모자들의 법률적 이해관계는 ‘같다’고도 볼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법적 대응에 실패하면 우리 의뢰인까지도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측의 변호인단 구성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오죽하면 현재 박 전 대통령과 공모 관계에 있는 피의자를 법률 대리하는 일부 법무법인에서 ‘우리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박 전 대통령 변론을 맡는 것까지 검토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그간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법리 대응’이나 ‘모르쇠 전략’이 범죄 혐의를 탄핵하거나 구속을 면하게 하는 등 ‘의뢰인의 이익’과 관련해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호인단의 대표 격인 유영하 변호사 중심의 변론 전략을 두고 내분이 있다는 말도 꾸준히 나온다. 유 변호사는 변호인단 중 가장 자주 박 전 대통령을 단독 접견하는데, 관련 내용을 공유하지 않아 다른 변호인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측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나 접견 하루 전날까지도 유 변호사와 어떤 변호사가 함께 박 전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변호인단이 교체되더라도 대표 변호사로 유 변호사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결국 수사 전략이나 재판 법리 대응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