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박지만·서향희 부부 방문
제부 신동욱은 “朴 무죄” 주장
자택 앞 곳곳 소란에 아수라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은 “영장기각” “탄핵무효”를 외치는 지지자들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 120여 명은 전날 밤부터 자택 인근에서 밤을 새웠고, 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되기 3시간 30분 전인 오전 7시쯤부터는 지지자 300여 명이 모여 “대통령님을 절대 못 보낸다”고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특히 40여 명이 길바닥에 드러누워 통곡하면서, 만류하는 경찰관들에게 “이제 자유민주주의는 끝이다, 공산 경찰들아” “박 대통령 죽으면 다 죽는 거야, XX들아” 등 소리를 질러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종이상자 등을 깔고 바닥에 앉아있던 지지자들은 경찰이 끌어내지 못하도록 자택 주변에 설치된 펜스에 목도리로 자신의 팔을 묶고 버티기도 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박 전 대통령의 머리 등 미용을 담당해온 정송주·매주 자매가 오전 7시 10분쯤 자택을 찾아 1시간 20분가량 머물렀다. 오전 8시쯤 박 전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확성기를 들고 “오늘 오전 4시에 이곳에서 삐라 20여 장이 발견됐다”며 박 전 대통령이 무죄라고 주장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 박 전 대통령의 친인척들도 속속 자택으로 집결했다. 최경환·이우현·조원진·김태흠·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오전 9시 26분쯤 자택을 찾았고, 8분 뒤에는 박 전 대통령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서향희 변호사 부부, 윤상현·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함께 자택으로 들어갔다.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대출 의원도 자택을 찾았다. 의원들은 경호원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박 회장 부부만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8분 차를 타고 자택을 빠져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하는 차에 탑승하기 전 의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고 한 의원이 전했다. 조원진 의원은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제가 마음이 아픈데, 곧 풀려나시겠죠”라고 말했다.

태극기집회를 주도해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서울중앙지법 근처 대신빌딩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 ‘자유청년연합’은 전날부터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대형천막을 펼치고 밤샘 농성을 벌였고, ‘근혜동산’ 역시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 앞과 법원을 오가며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법원 앞 삼거리에 모여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했다.

김수민·박효목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