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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부대 자원 조기하 원사
“임무 주어지면 어디든 갈 것”

“제가 가본 파병국에서 처음에는 대한민국을 잘 몰랐지만, 나중에 엄지를 세우며 ‘코리아 최고’라고 말할 때 커다란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레바논 남부 티르지역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오는 4월 동명부대 파견을 자원한 조기하(43·특전부사관·사진) 원사(진급예정)는 29일 인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에서 열리는 환송식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7년 2진, 2014년 15진에 이어 이번에 19진으로 동명부대원으로 3번째 파견된다. 조 원사는 1994년 특전부사관 임관 후 지금까지 3년 7개월간 해외 파병부대에서 근무했다.

조 원사는 “1999년 상록수부대원으로 처음 해외로 나간 동티모르에서 학용품과 입을 옷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학용품과 헌옷을 나눠주고,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해 주자 ‘튼타라 코리아(한국군 최고)’라며 그들이 한국에 고마움을 표시했을 때 해외근무의 고단함이 씻은 듯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2012년 아프가니스탄 오쉬노부대원으로서 경계작전 중 적의 휴대용 로켓(RPG) 공격에 신속히 대응 사격해 부대원들을 대피시킨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동명부대 19진 지원 경쟁률은 평균 4.6 대 1. 동명부대는 올해 7월로 역대 파병부대 중 처음으로 파병기간 10주년 기록을 세우게 된다. 조 원사의 해외파병은 동티모르 상록수부대 1회, 아프간 오쉬노부대 2회, 레바논 동명부대 3회 등 개인적으로 통산 6회다. ‘군사 외교관’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태권도 2단, 특공무술 3단, 우슈 2단 등 무술합계 7단인 조 원사는 “특전부대에서 익힌 무술은 단지 살상기술뿐 아니라 동티모르 밀림지역이나 아프간 험중한 고산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신체단련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 원사는 “장기 내전을 치르는 레바논의 현실과 독립과정에서 상처를 겪은 동티모르의 어린이와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편안하게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제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됐다”며 “분단 현실을 생각하면서 그들과 같은 아픔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안보를 더욱 튼튼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졌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군생활 동안 제게 또 다른 파병 임무가 주어진다면 그곳이 포탄이 날아다니는 아프간이든 어느 곳이든 곧바로 달려가 주어진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