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朴 포토라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법원 관계자들이 취재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朴, 직접 소명 위해 법원 출석

법원, 靑과 경호 동선 논의
법정 입구까지만 근접 경호

朴측 ‘불구속 수사’강조하며
檢에 맞서 ‘기각’ 논리 펼 듯

구속여부 상관없이 내달 재판
전두환·노태우 섰던 법정설 듯

사상 첫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30일 오전 10시 30분)를 앞두고 법원과 청와대가 경호와 보안 등의 문제를 놓고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까지 세부 동선 등을 놓고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달리 법원 청사 통제 불가능 =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박근혜 전 대통령 동선과 포토라인 문제 등 협의를 끝내고, 본격 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일각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구인장을 발부받은 상태라 아예 경호를 받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경호팀이 법정 질서권과 특별히 배치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청사 출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를 받을 때 일반인의 접근을 거의 통제했던 서울중앙지검과 달리 법원은 이미 정해진 재판 일정 등의 변경이 여의치 않아 법원 청사는 물론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지는 서관 3층에 대한 통제도 불가능한 상황에 따른 판단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 재판정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청와대 경호실의 근접 경호를 받다가, 재판정 안에서만 법원 소속 방호원들의 통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상의 예우가 여의치 않다는 의미다. 경호인력은 영장심사가 끝날 때까지 인근에서 대기하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정에서 나오자마자 근접 경호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박 전 대통령의 동선은 여전히 미지수다. 통상적인 절차에 따르면 심사 당일 서울중앙지검 검찰청사에 들렀다가 검찰 수사관 등과 함께 법원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곧바로 법원으로 출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형사소송법에 따라 영장심사를 마친 피의자는 구치소나 검찰청 구치감 또는 인근 경찰서 유치장 중 법원이 지정한 장소에서 대기해야 하지만, 이 역시 경호 문제 등을 거듭 협의한 후 당일 영장전담판사가 심사를 마친 뒤 유치 장소를 확정해 구인장에 적을 예정이다.

◇구속 사유 놓고 치열한 공방 벌어질 듯 =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영장실질심사에 박 전 대통령 조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장과 이원석 특수1부장을 직접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대부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검찰 측은 ‘안종범 업무수첩’ 등 분명한 증거들과 관계자 진술을 통해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방침이다. 검찰은 구속영장에도 “피의자는 국격을 실추시키고 대통령 및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음에도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는 등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적시했다. 구속영장 청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통령 측은 일단 ‘영장 기각’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되,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조할 방침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혐의가 중한 뇌물죄에 대해서는 범죄 사실과 법리 적용 모두 검찰의 주장에 강하게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朴, 전두환·노태우 섰던 재판정 서나 =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관계없이 다음 달 중 재판에 넘겨지게 된다. 이 경우 서울중앙지법에서 가장 규모가 큰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417호 법정은 1996년 3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12·12사태 및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됐을 때 나란히 섰던 곳이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