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통해 비과학적 주장 난무
원전 없애면 수십兆 부담 발생”

최근 원자력발전의 안전 문제와 관련,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비(非)과학적인 방식으로 위험성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는 문화계와 정치권의 ‘탈핵’ 주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판도라’는 물론, 일부 대통령 선거 주자들마저 과학적 근거 없이 탈핵 주장을 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한국원자력학회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안 없는 탈핵에 대한 학회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1969년 설립된 원자력학회는 대학교수와 원자력 연구자 등 45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국내 최대 원자력 분야 학술단체다. 학회 학술지는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확장판(SCIE)에 등재될 정도로 학문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학회는 성명에서 “‘판도라’ 같은 상업 영화를 통해 원전에 대한 비과학적 주장이 나오고, 이 같은 시류에 편승해 정치권에서는 탈핵 주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탈핵 주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특히 “당장 원전을 없애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면 전기요금이 급등해 수십조 원의 국민 부담이 발생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5년 평균 원자력 발전의 기본 단가는 47.05원으로, 석유를 이용한 화력발전(214.40원)의 22% 수준이다.

학회는 아울러 “정치적 논리로 탈핵을 결정할 경우 어렵게 확보한 원전산업 경쟁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만큼, 국정을 이끌어갈 정치인들은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는 에너지정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