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을 더 조사·규명하기 위한 선체조사위원회의 공식 활동이 본격화했다. 국회가 28일 조사위원 5명을 선출함으로써 유족 추천 3명을 포함한 8명으로 이날 출범한 세월호선체조사위(委)는 인양된 선체가 거치될 예정인 전남 목포에서 29일 첫 회의를 열고 미수습자 가족들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최대 10개월 시한의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1일 공포·발효된 ‘세월호선체조사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업무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적시된 대로, 조사위는 정치와 선을 긋고 오직 진실(眞實)을 좇아야 한다.

그런데 정치에 휘둘릴 개연성이 조사위원 구성에서부터 비친다. 자유한국당 2명, 더불어민주당 1명, 국민의당 1명, 바른정당 1명 등이어서 정략 틈입 소지가 다분하다. 보고서 작성 3개월을 포함해 1년9개월 활동 후 지난해 9월 30일 해산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도 정치 중립성 등을 법률로 못 박았었다. 하지만 여야·대법원·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추천한 조사위원 17명이 편을 갈라 다투면서 사회 갈등을 더 키웠다. 오죽하면 부위원장이 “위원장은 야당·시민단체와의 연대에만 골몰한다. 한 번도 위원들끼리 진실 규명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개탄하며 중도 사퇴했겠는가.

상황이 이런데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문재인 전 대표는 “집권하자마자 (선체조사위와 별도의) 2기 특조위 구성” 운운했다. 세월호 정략화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인양된 세월호 선체가 ‘잠수함 충돌설’ ‘고의 침몰설’ ‘폭발설’ 등이 전혀 근거가 없음을 실증하고 있지만, 혹세무민의 괴담 세력 기승도 여전하다. 동행명령권, 고발 및 수사요청권, 감사요구권까지 가진 선체조사위가 국민 혈세를 허비한 특조위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또 다른 이유다.